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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의 허구
정덕기(작곡가) 2020-10-08

평화통일의 허구

 

정덕기(작곡가)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유일의 분단국가이다.

반세기 전만하더라도 독일 베트남이 우리와 같은 분단국가였다. 그러나 베트남은 전쟁으로, 독일은 동독정권의 붕괴로 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허리가 두 동강 나 있다. 그러하니 국가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이 있을 것이다. 허리가 부러진 사람을 생각해보라, 그 사람이 온전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의 소원은 언제나 통일이다.

 

이는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에 있을 맏아들을 만나보고 죽는 것이 평생의 한이셨다. 그래서 첫 번째 소원도, 두 번째 소원도, 백 번째 소원도 통일이셨다. 당연히 때만 되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목 놓아 부르셨다. 그러나 그 분들 앞에 통일은 오지 않았다. 그 분들은 눈을 감을 때까지, 너무도 빛이 바래 알아볼 수도 없는, 한 뼘 밖에 되지 않는 낡은 큰아버지의 흑백 사진을, 손에서 놓지 못하셨다.

그래서 오늘 나의 소원도, 우리 집안의 소원도 통일이다. 그러나 과연 협상으로 평화통일은 올 수 있을까. 우리 앞에 굴러온 호박처럼 덩그러니 놓일 수 있을까?

 

평화는 대화로 구걸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힘이 있어야 평화는 유지된다.

19세기 말기에서 20세기 중기에 이르기까지, 동북아시아에서는 여섯 번의 전쟁이 있었다. 그 첫 번째는 1894년에 일어난 청일전쟁이고, 두 번째는 1904년에 발발한 러일전쟁이다. 그리고 1931년의 만주사변, 1937년의 중일전쟁, 1941년의 태평양전쟁, 마지막으로 1950년에 일어난 6∙25사변이 그것이다.

6∙25사변 때 남한의 사망자만 하더라도 민간인이 약 200만 명, 한국군이 227,748명, 미군이 33,629명, 기타 유엔군이 3,194명에 이른다.

그러면 전쟁은 어떨 때 일어나는가?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 필연코 전쟁은 일어난다. 사람이 선(善)하여, 정부가 선하여, 혹은 서로 친해서, 교분이 돈독해서, 대화를 열심히 해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 대한민국은 위험해질 수 있다. 올해 3월에 <글로벌파이어파워지>는 남∙북한의 국방력을 비교하여 발표하였다. 재래식 무기, 차량, 전투기 등 군장비와 군인 수를 비교한 단순지수에서는, 남한 100, 북한 97로 남한이 다소 앞서지만, 북한의 핵과 기습 속도 등을 포함한 전체지수에서는, 남한 840, 북한 1702 로 현저히 북한으로 기울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빠른 시일 내에 핵을 가져야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면 미국의 전술핵이라도 가져다 놓아야 할 것이다.

가끔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은 설마 북한이 같은 동포인 우리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 막연하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북한에는 무엇이든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다 할 수 있는, 지독한 공산주의자 김정은 정권이 들어 서 있다.

그 정권은 인간의 보편적인 윤리 도덕 이성 따위는 경멸하며, 오직 공산주의국가 건설에 도움이 된다면, 그 어떤 나쁜 짓도 다 선(善)이 되는 그런 집단이다. 공산주의 역사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소련의 볼세비키 혁명을 생각해 보라. 동유럽의 그 많은 공산주의 혁명을 생각해 보라. 그리고 중국, 장개석의 국민당과 모택동의 공산당과의 국공합작을 생각해 보라. 모두 전투력에 우위를 점한 다수가 소수를 이긴 정상적인 전쟁이 아니라, 온갖 나쁜 짓도 다 선이 된다는 정신으로 무장된 소수가 침묵하는 다수를 이긴 전쟁이었다.

하물며 힘의 균형이 무너져 북한에게 유리해지면, 가진 것이라고는 핵과 무기자산 밖에 없는 그들이, 그냥 있을 수 있겠는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만 생기면 바로 전쟁을 일으킬 것이다. 그래서 핵과 미군이 절실히 필요하다.

평화협정이니, 종전선언이 하는 이 모든 것은 미국을 남한에서 몰아내기 위한 해방 전술이다. 전쟁도 종식되고 평화협정도 맺었으니 미군 더 이상 주둔할 명분이 사라질 것이다. 6∙25사변 때에도 미국의 에치슨라인에 한국이 포함되었다면 전쟁이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한미동맹은 꼭 필요하다. 독일은 통일된 지 벌써 30년이 흘렀는데도 미군을 아직도 주둔시키고 있지 않은가!

 

나는 오늘까지 세계사에서 대화로 온전한 통일을 이룬 국가나 민족이 있는지, 책을 뒤지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지만 그 예를 찾을 수가 없었다.

같은 국가 안의 여당 야당도 대화가 쉽지 않는데, 체제가 전혀 다른 나라가 대화로 통일을 이룬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말이 좋아 낮은 단계의 고려연방제이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생존하는 방식이 전혀 다른 두 집단과 국민이 어떻게 합칠 수 있겠는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 합쳤다고 하자. 그러면 두 체제를 유지를 위해서라도 한명의 최고 통치자는 국민 손으로 뽑아야 할 것이다. 우리 남한 대통령이 당선될 것인가, 김정은이 당선될 것인가? 나는 100% 김정은이 당선 될 것으로 확신한다. 북한의 투표는 100% 투표율에 100% 찬성으로 결정된다. 북한의 모든 표는 사표, 이탈표 없이 100% 김정은에 갈 것이다. 그리고 남한의 투표는 60% 가량의 투표율에 40%-50% 가량의 지지로 당선된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우리 남한 측에서도 김정은에 투표하는 유권자가 생길지 모른다. 잘 한번 표 계산을 해보라!

그렇다. 이 나라를 통째로 바치겠다고 마음을 먹지 않는 한, 대화에 의한 평화통일은 있을 수 없다.

 

통일의 방법은 두 가지 뿐이다. 베트남처럼 통일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든지, 아니면 독일처럼 한 집단이 자멸하든지하여야 하는 것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에게 통일의 기회가 두 번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그 첫 번째가 6,25사변 때, 두 번째가 구소련이 붕괴되고, 동유럽이 무너지고, 연이어 북한이 이른바 고난의 행군에 접어들었을 때이다.

우리는 그 절호의 통일 기회를 첫 번째는 중공군의 인해전술과 미국의 착오로, 두 번째는 그 때 우리 정권의 판단착오로 날려버렸다. 고난의 행군으로 다 무너져가던 북한 김정일 정권이 우리가 펴다 준 자금으로 살아났다. 그 때 몇 년간만이라도 그냥 두었다면, 동독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러면 우리도 독일처럼 지금 통일한국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나는 김정일 앞에 한국 자본이 들어가자 이제는 살았다며 김정일이 눈물을 흘렸다는 증언을 들은 적이 있다.

거듭 말하지만 지금이라도 우리 정부가 통일할 마음이 있다면, 전쟁을 하든지, 북한이 자멸하게 만들든지 둘 중에 하나를 하여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쟁은 우리가 승리하더라도 엄청난 댓가를 지불하여야하니,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북한이 자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유일한 통일 방법일 것이다. 이미 그 방법은 검증이 되었다. 소련이 그렇게, 동유럽이 그렇게 되지 않았는가. 아마 곧 중국도 그 길을 따를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매우 쉽다. 그냥 10년간 아무것도 안하고, 있기만 하면 된다. 북한이 아무리 대화하자 하여도 응하지 않고, 그냥 지켜보고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좀 더 빠른 통일을 원한다면, 국제적으로 북한을 철저히 고립화시키는데 앞장서고, 북한주민들을 상대로 대북전단 대북방송 등을 통하여 우리 대한민국의 발전상이나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을 알린다면 더욱 통일은 빨라질 것이다.

북한은 스스로의 모순 때문에 망할 수밖에 없는 집단이다. 그러니 우리가 먼저 대화하자고 나설 일도 없고, 설령 그들이 대화하자고 난리법석을 부려도 절대 대화하면 안 된다. 사실 대화하여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이미 북한의 비핵화는 물 건너갔다. 그들의 생명줄이라 생각하는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통일전선전술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

 

그러면 지금부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여야 할 것인가?

나는 우리 통일부가 북한정권을 돕는데 나설 것이 아니라, 다 중지하고 지금이라도 통일자금을 마련하는데 앞장을 서야한다고 생각한다. 통일세라도 걷어야 한다. 모든 정책을 긴축으로 줄이고 통일자금으로 비축해야한다. 통일에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들어간다. 나는 독일이 통일을 이룰 때 그 현장에 있었다.

그 때 독일 통일의 상징으로 동독에는 공산국가 중 유일한 자동차회사 트라반트(Trabant)가 있었다. 동독 호네커(Erich Honecker)정권이 무너지고 아직 통일이 되기 전, 많은 동독 주민들이 이 차를 타고 서독 친지를 방문하였다. 나는 실제 도로에 세워진 트라반트를 많이 목격하였다. 제원상의 최고속도는 123km 이었으나, 내가 목격한 속도기에 나온 최고속도는 80km 이었다. 그래서 내가 왜 최고속도가 80km 밖에 되지 않으냐고 차주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차주의 대답이 걸작이다. 동독 전역이 80km 제한속도구간이어서 더 이상 빠른 차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40~60km 의 속도를 내기도 버거웠다고 한다.

그런 자동차가 메르체데스 벤츠(Mercedes-Benz) 가격과 맞먹었으니, 통일되기 전에는 다른 자동차가 없어서 잘 팔렸겠으나, 통일이 된 다음에는 경쟁력을 잃어, 바로 그 회사는 문을 닫았다. 사원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치약 칫솔 비누 가방 등 생활필수품, 식료품, 의류품 등, 동독 계획경제체제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들도, 자유민주주의 제품과는 경쟁상대가 될 수 없었다. 그래서 동독의 직장인들은 그동안 잘 다니던 직장을 모두 잃었고, 동독 모든 주민들은 하나같이 실업자가 되었다.

사실 독일정부는 그것을 염려하여 동독 정권이 무너지고, 동독에 서독의 자유민주주의 정부가 들어 선 후, 5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서서히 통일을 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동독주민의 생각은 달랐다. 하루 속히 서독만큼 잘 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독일은 통일자금을 준비한다고는 하였으나,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덜컹 통일이 되었다.

통일 준비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독일정부는 모든 동독주민들을 먹여 살렸다. 그리고 동독의 모든 기간산업들을 다시 건설하였다. 그래서 잘 나가던 독일이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북한도 같을 것이다. 통일이 되면 북한주민 모두가 실업자가 된다고 보면 맞다. 당분간 우리가 북한 주민들을 먹여 살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기간시설들은 새로 건설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도 하루 속히 통일자금을 마련하여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통일은 어떤 댓가를 지불하고도 이루어야하는 우리 지상과제다.

이렇게 하여 끊어졌던 우리나라의 허리가 바로 이어져 온전한 국가가 되면, 우리들의 저력은 21세기 최고의 국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선진 문화, 경제, 국방, 정치의 위대한 나라로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준비를 하지 않으면서 통일을 말하는 세력은 반통일 세력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 정권에게 묻고 싶다. 과연 그대들은 통일을 이룰 마음이 있는지.

 

이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 가신지도 수 십 년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의 소원은 여전히 통일이다.

 

(정덕기, 현 백석대학교 교수,

28사단에서 정훈특임석사장교로 근무하였으며,

독일 유학 시 독일 통일 과정을 지켜보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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